Quarantium
도시 방벽이 만든 격리와 치유의 공간
최정식 / CHOI JEONG SIK
역사적 감각을 활용하여 풍납토성 복원에 관한 제안으로 도시 방벽의 재 프로그램화를 통해 현재적 영원성을 중심으로한 공공의 장소를 만들어낸다.
이 프로젝트는 풍납동을 둘러싼 백제 토성과 올림픽대로 일대의 제방 도로를 통해 `도시의 방벽(Urban Bulwark)`이 진화돼오는 과정을 조명하고, 이를 토대로 오늘날 도시의 경계부가 가지는 심리/문화적 의미를 사회적 영역으로 환원하는 시도이다. 특히 풍납토성의 역사 재생을 통한 도시 무인지대 조성을 회피하고, 영원성과 일시성에 대한 동시적인 감각을 내포하는 역사적 감각을 통해 도시의 시간적 경계 상황을 새롭지만 익숙한, 개인이 포함된 공공의 장소로 재창출하고자 한다.
도시의 방벽(Bulwark)은 고대사회부터 현대까지 그 형태와 기능을 달리하며 존재해왔다. 프로젝트는 풍납동에 있는 풍납토성과 제방 도로를 `도시에서의 방벽(Urban Bulwark)`으로 해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방어의 수단이었던 고대 백제의 토성은 백제 도시의 멸망과 함께 사라졌다. 한강의 홍수로부터의 침식을 막기 위한 올림픽대로는 제방 도로가 되어 근대 도시를 부활시켰다. 시대 속 방벽은 토성과 제방 도로처럼 도시가 요구하는 바에 의해 생성되었지만, 원시적 기능에 집중된 방벽은 변화될 필요에 따라 소멸하거나 흔적만을 남겼다. 결국 경계로만 인식되어온 과거 방벽의 흔적들은 풍남동 도심 내에 구석구석 `무인지대(No man`s land)`를 만들어냈다. 고대 백제 토성의 자리는 유적발굴 대상지로 지정되며 이미 생성된 도심을 파편화시켰고, 근대 도시의 제방 도로는 풍납동을 3면이 폐쇄된 도시로 만들었다. 프로젝트는 경계부에 대한 새로운 해석 없이 내부 프로그램의 원시적 치환만을 반복하는 풍납동 경계부에 도시 방벽으로의 공간(space)을 제안한다. 도시는 현재 새로운 방벽을 요구받고 있다. 도시로부터의 격리는 더는 질병으로부터의 격리는, 도피성으로의 치유 공간을 제공한다. 문화와 여가, 회복의 공간이며 필요시 물리적 격리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세 가지 도시 방벽은 팔렌프세스트 이론을 적용한 `발굴`을 통해 그 존재를 드러내고 공간화된 장소에서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