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릉 줄사택, 타생의 공간에서 자생의 공간으로 ‘탈바꿈’
도시농업을 통한 도시재생 프로젝트
최수빈 / CHOI SU BIN
미쓰비시 사택지라고 불리는 삼릉 줄사택은 일제 말 한인 노동자들의 집단 거주지이자 6·25전쟁 이후 미군 부대의 배후지로 기능하며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진 기억들을 그대로 담고 있는 장소이다. 그러나 이곳이 갖는 역사적 교훈이나 의미는 잊힌 채 낙후된 주거지로 오랫동안 방치되어왔다. 최근 근대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미군기지의 반환 등으로 사회적 주목을 받으면서 개발과 보존 사이의 갈등의 현장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줄사택이 남길 수 있는 ‘흔적’은 무엇일까 생각해봤을 때, 크게 줄이라는 형태와 골목길의 특성을 생각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흔적의 공통점은 외부 사람들의 필요로, ‘생산성 향상의 수단’으로 타자에 의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라는 것이다, 과거 외부인에 의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벽과 골목길의 특성 이용해 탄생의 공간에서 자생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멈춰버린 시간을 연결하고자 한다.
또한 부족한 녹지공간 제공과 도시농업이라는 요소를 이용하여, 기존의 공원을 즐기는 ‘주동자 입장’에서 직접 식물을 가꾸고 기르는 ‘능동자의 입장’으로 변화시켜 줄사택의 흔적을 보존함과 동시에 재지역화 과정을 통해 주민자치성장 및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 이러한 ‘탈바꿈’을 통해 ‘지속 가능한 마을’로 재탄생시켜, 도시 재생과 줄 사택의 역사성을 보존하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